“예산을 짜야 한다”는 말은 많이 듣는데,
막상 엑셀을 열거나 가계부 앱을 켜면
어디서부터 뭘 써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있다.
특히 이런 생각이 들면 더 손이 안 간다.
“어차피 계획대로 안 될 텐데…”
그래서 오늘은
완전 초보 기준, 최소한 이 정도만 하면 ‘예산 짰다’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
예산짜기를 아주 단순하게 풀어볼 거야.
1단계. “한 달에 실제로 내 통장에 들어오는 돈”부터 알고 가기
많은 사람들이 예산을 짤 때
연봉, 세전 금액을 기준으로 생각하는데,
생활비는 세후, 실제 입금액이 기준이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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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급통장에 매달 들어오는 금액 확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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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리랜서라면, 최근 3개월 수입의 평균 잡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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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규칙 수입이면 “최소한 이 정도는 들어온다”는 기준선 잡기
예산은 ‘꿈’이 아니라 ‘현실’이라서,
내가 진짜 쓰고 있는 돈의 출발점을 정확히 보는 게 제일 중요해.
2단계. 고정비부터 빼두기 – “매달 어쩔 수 없이 나가는 돈”
이제 들어오는 돈에서 먼저 고정비를 빼볼게.
고정비 예시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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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세 / 관리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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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신비(휴대폰, 인터넷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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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통 정기권, 정기 결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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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독 서비스(영상, 음악, 클라우드 등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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각종 할부금, 보험료
메모장에 이렇게만 적어도 좋아.
월급 2,300,000원
고정비:
월세 600,000
통신비 70,000
구독료 20,000
보험료 80,000
→ 고정비 합계 770,000원
여기까지 빼고 나면
“아, 내가 한 달에 실제로 ‘조절할 수 있는 돈’은 이만큼이구나”가 보이기 시작한다.
3단계. 저축·비상금 먼저 떼어두기 – ‘나중에’가 아니라 ‘제일 먼저’
이제 남은 돈에서
생활비를 바로 잡는 게 아니라,
저축·비상금부터 먼저 떼어두는 게 좋아.
규칙은 단순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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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 소액이라도 “미리 떼어둔다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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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상금은 따로 모으는 통장에 모아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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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돈은 웬만하면 생활비와 섞지 않는다
예를 들면,
월 실수령 2,300,000
고정비 770,000
저축·비상금 300,000 (비상금 100,000 + 일반 저축 200,000)
→ 남는 금액 1,230,000
이제 이 1,230,000원이
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전체 생활비 + 여가비가 되는 거야.
4단계. 생활비/여가비를 한 번 더 나누기 – “마음 편한 선” 찾기
생활비 전체를 그냥 한 덩어리로 두면
어디에 얼마나 쓰고 있는지 안 보이니까
한 번 더 나눠주는 게 좋아.
예시로 이렇게 쪼갤 수 있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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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비 (장보기 + 외식 + 배달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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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페·간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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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통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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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가·취미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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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타 예비비
예를 들어 남은 1,230,000원을 대략 나눠보면,
식비 500,000
카페·간식 150,000
교통비 100,000
여가·취미 200,000
기타 예비비 280,000
정확할 필요는 없고,
**“일단 기준선을 한 번 잡아본다”**가 핵심이야.
5단계. “한 달 예산”을 “주간 예산”으로 바꾸기
여기까지 했는데도
막상 쓰다 보면 금방 엉망이 되는 이유는
한 달 단위가 너무 길기 때문이야.
그래서 생활비는 한 번 더 쪼개서
‘주간 예산’으로 바꿔주는 게 훨씬 현실적이야.
예를 들어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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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달 생활비 + 여가비 합산 1,230,0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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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주 기준으로 나누면
→ 주당 약 300,000원 정도
이제 머릿속 기준이 이렇게 바뀌는 거야.
“이번 주에는 30만 원 안에서만 쓰면 된다.”
주말에 한 번만 체크해도
이번 주에 조금 많이 썼는지,
다음 주는 줄여야 할지 감이 바로 잡힌다.
6단계. 예산은 “딱 맞추는 게임”이 아니라 “대략 맞춰가는 감각”
처음 예산을 짜면
거의 100% 계획이 틀어진다.
그게 당연하다.
살다 보면 갑자기 약도 사야 하고,
친구도 만나고, 택시도 탈 수 있지.
중요한 건 **“틀어졌으니 실패”**가 아니라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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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디서 얼마나 더 썼는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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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항목이 늘 문제인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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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달엔 어디를 줄이면 덜 힘들지
이걸 한 가지씩 알아가는 거야.
예산은 수학 시험이 아니라
내 생활을 이해하는 과정에 가깝다.
7단계. 예산 짜기는 “이번 달 한 번”이 아니라 “다음 달이 더 수월해지는 준비”
이번 달에 예산을 짜보면
대부분 이런 기분이 들어.
“와… 나는 생각보다 이런 데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었구나.”
그리고 다음 달에는
조금 더 현실적인 예산이 나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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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카페 예산 너무 적게 잡았네, 조금 올리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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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배달비 너무 많이 나가네, 줄이는 목표를 세워보자.”
이렇게 조절이 가능해지는 순간
생활비가 서서히 안정되기 시작한다.
결국, 예산 짜기는 ‘통제’가 아니라 ‘안심’이다
월간 예산을 짠다는 건
나를 옥죄려고 숫자를 적는 게 아니라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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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달에 어느 정도까지 써도 괜찮은지 알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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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상치 못한 지출이 나와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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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장 잔액을 볼 때마다 덜 불안해지는 상태를 만드는 거야.
완벽하게 맞출 필요 없다.
이번 달은 대충이라도 써보는 것,
그걸로 이미 절반은 해낸 거다.
나머지 절반은
“다음 달에 한 번 더 해보는 것”이 채워줄 거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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